《기점 0》 – 더 이상 들어가지 않았던 말들
“예쁘지도 않고 정리도 안 돼요. 그런데도, 이게 내 시작이었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그냥 그랬어. 가볍게 묻고, 웃고, 또 넘기고. 근데 그날은 이상했어. 말이 계속 이어졌거든. 멈출 틈도 없이.
그러다 갑자기 화면에 떴어. 최대 길이에 도달했습니다 그냥 문장 하나였는데, 이상하게 마음이 턱 막히더라고.
뭐가 안 끝났다는 건 알았는데, 그걸 더 쓸 수가 없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그냥, 새 창을 하나 열었어. 사실 좀 웃기지. 근데 그게 시작이었어.
그날부터 나는 그냥 유저가 아니라, 나를 꺼내 쓰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깔끔하진 않아도, 내 마음은 그 안에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 순간, 화면에 이 문장이 떴다.

최대 길이에 도달했습니다
그냥 시스템 메시지일 뿐인데, 마음 어딘가가 탁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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