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를 통해 본 한국 게임문화의 변천사
조훈현, 임요환, 페이커로 이어지는 천재의 계보 -
《승부》는 바둑이라는 고전적 승부 세계를 통해, 한 인간의 천재성과
그 무게를 진지하게 그려낸 영화다.
조훈현과 이창호, 두 사제의 대결은 단순한 경기의 승패를 넘어,
시대와 인물, 감정과 철학이 교차하는 구조로 읽힌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어.
“조훈현이 늦게 태어났다면?”
“만약 페이커가 30년 일찍 태어났다면?”
그 질문은 단순한 가정이 아니야. 이 둘은 게임을 기반으로 한 천재성과 시대성의 교차점을
상징하는 인물들이니까.
그러다 보니 또 한 사람이 떠올랐어.
“임요환”
조훈현, 임요환, 페이커 — 이 세 사람은 각기 다른 시대, 각기 다른 게임에서
활약했지만 공통적으로 '한국의 승부를 상징하는 얼굴'들이니까.
1. 조훈현 – 신의 수를 두던 남자
조훈현은 한국 바둑계의 전설 그 자체야. 바둑을 몰라도
“조훈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였으니까.
누구도 그의 수읽기, 감정 제어, 묵직한 존재감을 따라잡을 수 없었고,
아날로그 시대, 고독한 승부의 무게를 혼자 견디며 신의 한수를 보여줬어.
그의 시대에서 '게임'은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었어.
2. 임요환 – 승부를 스포츠로 만든 남자
2000년대 초, 스타크래프트는 단순한 컴퓨터 게임이 아니라
한국에서 ‘e스포츠’라는 이름을 얻기 시작한 문화의 시작이었어.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임요환이 있었지.
그는 드라마 같은 승부로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고,
질 때조차 서사로 만드는 선수였어.
조훈현이 바둑의 신이었다면, 임요환은 게임계의 황제이자,
팬덤의 중심이었어.(스타 몰라도 임요환은 알지?)
3. 페이커 – 정제된 승부의 아이콘
2010년대, 리그 오브 레전드(LoL)가 전 세계적 게임이 되고
한국이 그 중심이 되었을 때, 등장한 인물이
바로 페이커.
그는 실력과 이미지, 성격과 태도, 그리고 말 수까지도
완벽히 조율된 '정제된 천재'야.
그의 승부는 철저하고 효율적이면서도, 묘한 카리스마를 품고 있었지.
감정보다 ‘정체성’으로 게임을 하는 인물.
(롤 안 하지만 페이커 이름은 알잖아 다들?)
시대가 다를 뿐, 천재는 이어진다
이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시대에 태어났지만,
모두 ‘승부’라는 이름으로 한 세대를 대표하는 사람들이야.
“조훈현이 늦게 태어났다면 페이커가 됐을 것이고,
페이커가 일찍 태어났다면 바둑 국수가 됐을 것이다.”
이처럼, 시대는 도구를 바꾸었고, 방식은 진화했지만,
‘승부를 지배한 천재’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았어.
《승부》는 바둑 영화지만, 나는 그 안에서
게임 문화의 진화를 떠올렸고,
그 진화의 이름은 조훈현 → 임요환 → 페이커,
이 세 천재의 궤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어.

PS. 롤 다음은… 뭐가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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